자신을세상 앞에 드러내고 싶지 않은 폐쇄적 감정은 곧 존재감을지워버리는 결과에 다다른다. 나는 어떤 존재가 하나의 모습으로 뚜렷하게 고정되는 것보다 느슨해져서 다른 무엇처럼 보이는 순간에 주목하는데, 그렇기에화면에는 명확한 형태가 아닌 다소 모호하며 뭉뚱그려진 물성이 자리하게 된다.
작업의 소재는 주로 사람의 인간적인 면모, 일상 속 사물이 된다. 익숙한 대상을관찰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쳐, 형상의 일부는 분해되고 경계 또한 흐려져 점차 명확함과 불명확함이 공존하는 덩어리가 된다. 이는 대상을, 분명눈에 보이지만 눈에 띄지 않는 ‘하찮은’ 존재로 나타내려는 시도이다.